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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Life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가해자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다

by Life's Searcher 202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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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성폭력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양소라 씨. 

이 사건으로 함께 살던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 장연록 씨.

장연록 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 사건을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렸다.

나 역시 유튜브를 통해 이 안타깝고 분노스러운 사건을 알게 되었고, 장연록 씨의 아픔에 공감하게 되었다.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이 블로그에 있는 아래 글을 참고해달라.

지난 글 보러 가기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그리고 남겨진 어머니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에 대해 들어보았는가? 이 사건은 한국에서 꽤 잘 알려진 사건이다. 잘 알려진 사건이지만, 아직도 매듭짓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사건이다. 2019년, 페이스북을 하던 중 지

lifesearcher.tistory.com

 

이 사건에서 무엇보다 나를 분노하게 하는 건, 피해자 측은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지만, 가해자 측은 아직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같은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2차 가해를 가한 경찰관이나,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방송업계 놈들이나 마찬가지다.

공소시효가 지났기에 법적으로 이들에게 어떠한 조처를 취할 수 없는 장연록 씨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고 분할 것이다.

그 가해자들을 찾아가 사과하라고, 그 일을 그만두라고 이야기하고 공론화하는 게 아마 현재 장연록 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활동이 아닐까 한다.

 

작년 3월, 장연록 씨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그 영상에서 장연록 씨는 가해자 중 한 명이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리고 해당 드라마 웹게시판에 들어가 그의 퇴출을 요구하는 글을 남겨달라고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장연록 씨의 아픔에 공감하고, 이 사건에 분노하고 있던 나는 그 호소에 따라 해당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어떻게 성추행범을 아직 고용할 수 있냐며 즉시 그를 퇴출할 것을 요구하는 글이었다.

아마 수 십명은 됐지 싶다. 그 게시판에 글을 남긴 사람들이.

많은 시민의 항의 글에 결국 그 가해자는 그 드라마 업무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나는 아주 기뻤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는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긴 사람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나는 이 소식을 장연록 씨를 열정적으로 돕고 있는 어느 분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분은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에 관하여 네이버 카페도 운영하고, 장연록 씨의 유튜브 촬영, 1인 시위 등도 곁에서 도우며 장연록 씨에게 든든한 힘이 돼주는 분이었다.

ㅊ나는 그 분과 통화하며, 고소당한 사람들이 많으니 단체 채팅방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단체 채팅방에서 고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서로 정보도 주고받고, 심리적 지지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내 기억으로는 30명 정도가 초대되었지 싶다. 

그 중에는 청소년도 있었다. 

같은 시기에 고소당했지만, 우리가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시기는 서로 달랐다. 대부분 고소 당한 일이 처음이었기에 우리는 많이 긴장했다. 그러나 고맙게도, 방장님(장연록 씨의 든든한 조력자)이 이 사건에 관한 법원 판결문을 비롯한 관련 자료를 공유해주었기에 우리는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먼저 경찰 조사를 받은 분들은 후기를 공유했고, 자신이 왜 글을 남겼고 자신의 행위가 왜 정당한지 일목요연하게 쓴 글을 공유해주신 분도 계셨다.

 

나는 작년 5월 24일 경찰어세 가서 조사를 받았다.

나는 방장님이 공유해준 판결문을 꼼꼼히 읽고 지참해갔다. 이 판결문은 장연록 씨가 가해자들을 상대로 1인 시위 등 공론화 활동을 하자, 그들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의 판결문이었다.

이 판결문을 보면, 양소라 씨가 가해자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유죄판결을 받지 않은 건 그들에게 혐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였고, 장연록 씨가 소멸시효기간 경과 후에 제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공권력이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어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한 점, 이로 인해 피해자가 치유받을 기회를 주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이를 국가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실패를 외면한 채 바로 그 실패에서 비롯된 장연록 씨의 '절망적 몸부림'을 단죄하는 건 공권력 본연의 행태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경찰 조사를 앞둔 내게 이 판결문 내용은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다.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담당 경찰관님은 내가 가져간 판결문을 꼼꼼히 읽었다. 고소인이 실제로 성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인 것 같았다. 알고 보니 고소인은 시민들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 내용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많은 시민을 고소한 것이다. 아마 고소인은 예전에 성추행으로 고소된 형사사건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근거로 자신이 성추행범이라는 것을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담당 경찰관님도 이 점에 대해 내게 질문을 하셨다. 그러나 나는 위 판결문을 근거로 최우영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은 이유는 혐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고 양소라님이 2차 피해, 협박 등으로 고소를 취하하였기 때문이라고 했고, 최우영이 성추행을 저지른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해당 판결문(2015고정389)에 따르면, 그 12명은 검찰에서 혐의 없음이 아니라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건 고소인인 고 양소라 씨가 고소를 취하하여 검찰에서 법원에 재판을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즉 최우영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뜻이 아닌 것이다. 아무튼 방장님이 공유해준 판결문을 꼼꼼히 읽어간 게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는 또 고소인의 범죄 사실 증거로 2018년 청와대 국민청원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경찰관님은 그럼에도 고소인이 저지른 범죄가 최종적으로 판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확실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서 내가 해당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올린 목적을 담당 경찰관님은 물으시며 내게 비방 목적이 있었는지를 확인했다. 그래서 나는 장연록 씨의 유튜브 영상에 공감하고, 고소인에 의한 또 다른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했다. 고소인을 비방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는 걸 계속 강조했다.

 

특별한 일 없이 조사는 1시간 이내로 끝났고, 나는 담당 경찰관님께, 앞으로 고소당하지 않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담당 경찰관님과 옆자리에 계시던 경찰관님은,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해당 방송사 사장에게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락을 하는 게 낫다고 했고, 이와 같이 공개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또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 사유가 되는 공공의 이익이라는 목적을 개인이 인정받기에는 비교적 어렵다고 했다. 또한 이름을 특정하지 않더라도, 해당 게시판에 올라온 다른 글들을 바탕으로 대상을 특정할 수 있다면, 이도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다고 했다. 자유로운 의사표현, 항의 표현을 명예훼손이라는 장애물로 인해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끼며 나는 경찰서를 빠져 나왔다.

 

결과적으로 나는 2~3개월 후에 검찰로부터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통지서를 우편으로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 검찰에게는 전달이 안 됐나 보다. 이 통지서가 집에 배달되어 아버지에게 연락을 받았다. 걱정하시는 아버지께 별일 아니라며 안심시켜드렸다. 나는 비록 검찰 조사 없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어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항의글을 조직한 방장님은 과연 검찰에서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단체 채팅방 속 대다수가 다행히도 불기소 처분을 받아서 단체 채팅방이 폐쇄되었다. 그래서 당시 아직 결과를 보지 못한 분들은 어떤 처분을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번 기회에 그 방장님께 안부 인사도 하고, 처분 결과를 여쭤봐야겠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과, 사회의 불의에 분노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행동한 사람들에게 보상은 하지 못할 망정 해코지하는 사회를 나는 용납할 수 없다. 

 

이 짧은 '해프닝'에도 긴장한 나인데, 장연록 씨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무거운 고통을 짊어지고 살고 계실지 나는 가늠할 수가 없다. 가해자들이 장연록 씨에게 지금이나마 진심으로 사죄하고, 깨끗이 죄를 인정하며 참회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사회가 성평등한 사회가 되어 부당하게 고통 받는 여성들이 없기를, 성폭력에 대해 아주 준엄하게 처벌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출처: https://kr.theepochtimes.com/%EB%91%90-%EB%94%B8%EA%B3%BC-%EB%82%A8%ED%8E%B8-%EB%AA%A8%EB%91%90-%EC%9E%83%EC%9D%80-%EC%97%84%EB%A7%88%EA%B0%80-%EC%9D%B4-%EC%95%85%EB%AC%BC%EA%B3%A0-%EC%9C%A0%ED%8A%9C%EB%B8%8C%EB%A5%BC-%EC%8B%9C_512354.html

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을 통해 살펴볼 사회문제들

1. 여성에 대한 성폭력, 성착취

2. 국가에 의해 실현되지 못하는 정의(경찰 2차 가해, 공소시효가 지나 구제받을 수 없는 피해자 등 국가 공권력의 총체적 실패)

3. 노동현장에서의 착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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