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8월 18일 1차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사실 나는 백신을 맞는 데 거부감을 가졌다.
인위적으로 생겨난 코로나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컸던 것이다.
또한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었는지도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와이프는 달랐다.
그녀는 이왕이면 일찍 백신을 맞고 싶어했다.
한국에 사는 결혼이민여성으로서 백신 접종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두려움도 그녀를 압도했다.
그래서 그녀는 잔여백신을 노렸다. 그리고 아이폰을 이용해 잔여백신을 아주 빠르게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더니 그대로 실행하여 결국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내 와이프는 나보다 일주일 정도 앞서 화이자 1차 백신을 맞았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것 같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한국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여 사회적거리두기라는 조치가 확대되었음에도 사실 나는 코로나19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코로나19의 기원은 무엇인지 면밀히 탐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때가 오자, 나는 코로나19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사유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인터넷을 통해 코로나19가 왜 발생했는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해 추측만 있을 뿐 공식적으로 확인된 답은 아직 없다.
중국에 있는 우한연구소가 기원이다, 야생동물을 대량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이 원인이다 등등 여러 이유가 제시되고 있다.
사실 1차 접종을 한 당일에는 몸에서 별다른 이상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내게는 부작용이 잘 나타나지 않나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몸에도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나는 조금씩 겁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자별로 내 몸에 나타난 증상은 기록해두었다.
8월 18일(수): 11시 백신 접종. 오후 3시경부터 졸림. 낮잠 2~3시간 정도 잚.
8월 19일(목): 오후에 졸렸지만 참음. 이틀째 배변 못 함. 속이 조금 메스꺼운 느낌.
8월 20일(금): 오전에 설사 2번. 메스꺼운 느낌 지속. 가슴 통증 약간 느낌. 저녁 때 와인 한 잔 마심(이래도 되나?)
8월 21일(토): 심장 쪽 불편하고 이상한 느낌 지속. 접종 부위 통증 사라짐.
8월 22일(일): 심장 쪽 불편하고 이상한 느낌 지속. 설사 멈춤.
8월 23일(월): 아침 심장 쪽 이상한 느낌 지속. 하지만 빈도는 줄어듦.
8월 24일(화): 심장 쪽 이상한 느낌 약하게 지속.
8월 25일(수): 심장 쪽 이상한 느낌 오전에 잠깐 지속. 오후, 저녁 때도 아주 조금 느낌.
9월 초: 팔 쪽에 두드러기 생김. 양 팔 다른 부분에서 순차적으로 생김.
9월 12일(일): 풀업 운동 한 뒤 심장 쪽 불편한 느낌.
화이자 1차 접종 후 내 몸에 나타난 증상은 졸림, 설사, 메스꺼움, 가슴 통증, 두드러기 등이다.
특히 가슴 통증이 왼쪽 가슴 쪽에서 느껴졌기에 나는 조금 겁 먹었다.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으로 심근염, 심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날, 직장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심장이 왼쪽 가슴에 있는 게 아니라 가슴 가운데 부분에 더 가깝게 위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내가 통증을 느낀 부위가 심장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도 들었다.
다행인 걸까?
어쨌든 1차 접종 후 다양한 증상을 경험했기에, 그리고 주위에서나 뉴스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종종 접했기에 나는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많이 두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즘 내 몸 상태도 좋지 않은 것 같아 가급적 2차 접종을 미루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에 '공가'를 신청해놓았고, 접종 당일 몸 상태가 썩 나쁘지만은 않아 예정대로 2차 접종을 마쳤다. 9워
그게 어제였다.
9월 29일(수) 14시 접종 저녁 시간부터 두통 시작.
9월 30일(목) 10시 정도까지 늦잠. 두통 지속. 몸살 증세 나타남. 접종 부위 근육통 지속. 오후에 와이프가 따뜻한 물과 알코올을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아줌. 오후 5시경부터 7시 정도까지 잠. 몸살 증세 지속.
현재까지 상황을 정리하면 위와 같다.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1차보다 2차 접종 이후 더 몸이 아프다고 한다.
나도 1차 접종 이후에는 느끼지 못했던 몸살 증세를 이번에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진통제를 먹지는 않았다. 최대한 안 먹고 버텨 볼 것이다. 나는 약을 싫어하니까.
와이프에게 무한히 고맙다. 본인 건강도 요즘 그렇게 좋지 않은데 아픈 나를 이래저래 정성껏 돌봐주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프가 내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자고 일어난 뒤, 증세가 호전된 것 같다.
제발 별 일 없이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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