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마을공동체민간협의체 변강훈 상임이사(당시 직책)가 2015년에 쓴 글 <한국의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경제의 기능>을 읽었다.
흔히 사회적 경제를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1.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자본주의 사회 문제, 특히 가난을 함께 풀어내려는 활동
2. 투자에 따른 수익배분 원칙을 제한하고,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갖춘 조직들의 활동
3. 국가와 시장 사이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풀어가는 모든 조직의 활동으로서 국가와 시장에서 충족되지 못 하는 사회적 서비스를 충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활동 목표이다.(프랑스 경제사상가 샤를 지드)
사회적 경제라는 범주 안에 있는 조직들은 다음과 같다.
1. 협동조합
경제적 약자들이 힘을 모아(출자하여) 조합을 만들어서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조합의 사업을 이용하여 조합원의 생활을 향상하는 조직이다. 주식회사가 불특정 다수인 주주를 중심으로(자본의 결합) 무한한 이윤을 추구한다면, 협동조합은 인적 결합체로서 조합원에 대한 서비스 향상을 추구하고, 수익은 조합원에게 환원한다는 원칙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1995년 협동조합 본질에 관한 ICA 선언을 채택하고, 협동조합에 대한 정의와 가치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통의 경제적, 사회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다. 협동조합의 7가지 원칙은 '가입의 자유, 민주적 관리, 조합원의 경제적 참여, 자율과 독립, 교육과 홍보, 협동조합 간 협동,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등이다.
한국에서는 2012년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 제1조 목적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협동조합의 설립 운영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자주적, 자립적, 자치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촉진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조항에 비추어 보면, 협동조합 기본법은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변강훈 선생님은 이렇게 해석했다.
"협동조합이 가난한 서민들의 경제활동을 통해 수입을 올려 부자들과의 격차로 상심하지 말고 꿋꿋하게 잘 버텨달라는, 그리고 그 불만이 다른 엉뚱한 분출구를 찾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2. 사회적 기업
사회적 목적을 우선 추구하며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 내지 조직을 의미한다. 이때 사회적 목적에는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등이 포함된다. 사회적 기업은 이윤극대화보다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고, 이윤을 사업이나 지역공동체에 다시 투자한다.
3. 마을 기업
마을에 기반을 두고 영리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민주적 운영이라는 점에서 협동조합 원리에 기초를 두고,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적 관계망을 바탕으로 주민의 욕구 내지 지역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렇기에 마을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공의 이익을 지향한다.
4. 자활 기업
취약계층이 상호 협력하여 조합 내지 공동사업자 형태로 운영하는 공동 창업 모델을 의미한다. 자활 기업이 사회적 기업의 모태이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적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기본법'을 제정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째 이 법안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아직 제정되지는 않고 있다.
한국에서는 도시재생을 마을만들기와 결합하여 추진하고 있다. 즉 공간을 재생하는 것과 더불어 공동체를 복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공동체 복원은 관계와 가치 같은 추상적 가치가 전부가 아니다. 공동체를 뒷받침해주는 경제적 조건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마을공동체에서 사회적 경제가 의미 있을 수 있다.
마을공동체와 사회적 경제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바로 마을경제를 복원하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버팀목 구실을 할 수 있는 골목상권의 재생"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마을 안에서 서로에게 소비자이면서 서로를 지켜주는 주인 되는 구조"
이 지점에서 Local Futures 대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열심히 주창하는 '지역경제 혹은 지역화'가 떠오른다.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과 민중들의 경제적 욕구를 충족하는 일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이는 오늘날 지배적인 경제 구조에서 볼 수 있는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 정반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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