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0월 17일, 제주도에서 한국군 제9연대장 송요찬은 포고문을 발표했다.
"군은 한라산 일대에 잠복하여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하는 매국 극렬분자를 소탕하기 위하여 10월 20일 이후 군 행동 종료기간 중 전도 해안선으로부터 5km 이외의 지점 및 산악지대의 무허가 통행금지를 포고함. 만일 차 포고에 위배하는 자에 대하여서는 그 이유 여하를 불구하고 폭도배로 인정하여 총살에 처할 것임"
당시 제주도에는 해안선에서 5km 이외 중산간 지대에 있는 1백여 마을에 주민 수만 명이 살고 있었다. 이 포고문으로 인해 중산간 지대 주민들은 대량 학살되었고, 가옥 4만 여 채가 불에 탔다.
이 초토화작전은 한국군이 집행했지만, 당시 한국군과 경찰에 대한 작전 지휘권은 미군이 갖고 있었다. 늘 그렇듯이 진짜 권력자는 직접 실행하지 않는다. 명령할 뿐이다. 아니 칭찬도 한다. 초토화 작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48년 12월, 주한미군 임시군사고문단 단장은 한국 국방장관과 참모총장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냈다.
"송요찬 중령은 섬 주민들의 당초의 적대적인 태도를 우호적˙협조적인 태도로 바꾸는 데 대단한 지휘력을 발휘했다. 이런 사실이 신문과 방송, 대통령 성명에 의하여 크게 일반에 알려져야 한다."
이에 대해 한국 참모총장은 3일 만에 "송 중령에게 적절한 훈장 수여할 것을 약속한다"는 답신을 보냈다.

<참고자료>
제주4.3평화재단, 4.3평화기념관 핸드북: 한눈에 보는 4.3
허영선,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서해문집,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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